한이불 덥고잔지 34년, 제이와 경이는 지금 하니문 여행 중( 글:제이/사진:경이)

Sunday, September 21, 2014

우아한 손님의 방문

어제 뜻밖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 오셨습니다. 
정말 제가 가장 좋아하는 타입, 너무나 우아하시고 마음이 어린소녀처럼 순수하신 분입니다.  

바로 미네소타의 '우아모 모임' 친구였던 SH씨.(위 사진 가운데는 같이 오신 친구 분- 알고보니 제 대학선배이시라 또한 반가웠습니다)    

지금 블로그 상단에 새로 목차를 만드는 중입니다. 그때까지는 오른쪽  "주제별 분류" 나 "월별분류"이하를 클릭하시면 그동안 누적된 모든 글과 사진을 주제/날짜별로 보실 수 있습니다. ----------------------->

 남편이 미국 최고병원 중 하나인 C종합병원 심장전문과 치프로 영전돼 가시는 바람에 섭섭하게 헤어졌었지요. 그리고 지난 봄 우아모 멤버들과 함께 다 같이 오하이오로 찾아가 뵙기로 약속해 놓고선....
모토홈타고 캐나다에서 헤매고 다니느라 저만 결국 못가서....못내 아쉬웠었는데....  

우리 캠프에 오셔서 '참, 재미있게들 사네'하셨지만 아마도 속으론 '어떻게 뻐스 안에서 이러구들 살까?' 걱정도 좀 돼셨을 듯하네요.  


다리건너 발보아섬에서 가장 리뷰가 좋은 식당에서 맛있는 브런치를 사주셨습니다. 그래도 우리동네(?)라 마땅히 제가 대접하려 했는데 절대 기회를 안주셔서....죄송.....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말씀 많이 듣고...모토홈 끌고 크리브랜드 지나는 길에 연락드리기로 하고 아쉬운 이별. 

각종 기일을 무시하고 사는 남편


날짜가 좀 뒤죽박죽입니다. 
저의 오십세 생일에 쓴 두개의 잡문은 저 아래 9월 12일자에 저장해 둡니다.                                  

아이들이 지난주 멀리서 생일선물과 카드를 보내 왔습니다. 
매년 그렇듯 둘이 마음과 돈을 모아서...  

남편으로부터는? 역시나 별거 없네요.                                              

우리 남편 로변철씨. 살아가는데 있어서 스스로 정한 이상한 방침과 특이한 룰rule이 많습니다. 청개구리 처럼 남들 다하는데 혼자 안하거나 다 안하는데 혼자만 하는 거지요.남들 하는대로 대충 따라가면 될 일을…

그나마 다른사람에게까지 강요는 않으니 다행입니다만. 

그 중에 하나가 기일들을 안지킨다는 겁니다. 즉 누구건 간에 주변사람들 생일이나 기타 이런저런 기념일에 무심합니다. 그런 날을 기억은 하겠답니다. 그러나 이벤트,선물 등으로 기념/축하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겠노라, 하려면 너희들끼리 해라라고 공식적으로 주변에 표방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기생일도 포함입니다. 

유일하게 우리 결혼기념일만은 그래도 지킨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 30년을 돌아보면 이 역시 시원치 않았습니다. 늘 그날 닥쳐 급하게 대충 생색만 내고 떼우는 식. 

                 아이들이 지난주 훼덱스로 보내준 생일 선물과 스카프를 두르고...

조금은 '손발이 오글'거리는 내용이지만 아들의 엽서에 감동먹고...코 끝이 찡해옵니다.  
남편 말은 서로가 평소에 잘하면 된다나요. 기일을 정해 놓으면 생색, 의무가 되어버리고 상호 부담을 주거나 오해,섭섭함을 낳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는 겁니다. 정함 없이 아무때고, 자발로 애정과 진심이 우러나올때 선물도 사주고 만남/파티를 갖는게 합리적이란 논리입니다. (아, 또 Mars에서 오신 종족들의 그 ‘합리’타령...)

다만 모든 룰에는 예외가 있다며 아이들 어려서는 늘 생일을 남부럽지 않게 친구들 수십명씩 불러 상다리 휘게 챙겨 주었습니다. 다만 18세 이후에는 절대 없을거라고 미리 조기세뇌를 해 놓았지요. 이후 실행 중이고 아이들은 아빠의 뜻을 이해/동조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무래도 그런 날을 그냥 무심히 넘기면 좀 섭섭합니다. 해서 어차피 사줄 랩탑, 카메라나 악기등을 기왕이면 애들 생일즈음에 맞춰 B-day카드와 함께 사주었지요. 결국 애들에겐 생일선물을 계속 이어 온 셈입니다.    

*** 오해마시기를. 이 글을 남편에게 선물을 못받아 삐치거나 열받아서 쓰는 건 아닙니다. 사실 저 역시 부담스럽고 어느 정도 남편과 비슷한 생각이지요. 그렇다고 열심히 기일을 챙기는 것을 비평하는 건 더욱 아니구요.  각자 자기 생각대로 해나가면 되는 문제란 생각입니다.  


Friday, September 12, 2014

꺽어진 백살이 된 날 아침에 (2)

드디어 저도 오학년으로  진급을 했습니다.  
여자 나이 서른- "꺽어진 육십”이 되던 날. 이제 내 청춘은 다 지나간듯한 서글픈 기분에 우울해하던 기억이납니다. 그런데 그후로 강산이 두번 변할 20년 세월이 또다시 지나가 버린 겁니다.  결국 '꺽어진' 백살이 되버리고 마네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나이 먹는데 무덤덤, 무감각해 집니다.  언젠가부터 왜인지 모릅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나이 먹는게 오히려 좋기도 합니다. 사사로운 마음 어서 어서 비우고 그저 두 노인네 손잡고 평화롭게 산책하는 그런 고즈넉한 황혼의 나날을 꿈꿉니다. 
                                Balboa Island 산책 중 잠시 휴식 

이 풍진 세상 저도 오십년을 살아 냈습니다. 이 정도 살았으니 뭔가 인생살이에 대해 깨달은게 있어야 할텐데. 만약 딸아이 나이인 20대 또는 꺽어진 60살의 청춘들이 우리 꺽어진 100살에게 묻는다면 인생선배로서 무슨 조언을 줄 것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에그노스토피안으로서 평소 느끼며 되뇌이며 사는 것들 중 이 순간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몇자 적습니다.  

-추억은 추억일 뿐이다. 즉 과거에 연연하지 말자.
-꿈은 꿈일 뿐이다. 즉 미래를 걱정하지 말자. 
-중요한 것은 단 한번 뿐인 '지금, 여기'에서의 행복이다. 즉 현재를 충실하게 즐기자.
-결혼 잘했다던 동창들 이혼들도 잘하더라. 인생살이 새옹지마.  
-인생에서 믿을 것은 자식보다 남편(아내)이더라.  
-수많은 인맥관리보다 언제나 이 순간 내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라.
-그리고, 우리 부부의 십팔번 두가지: 
-인생은 미완성-모든 것에 정답, 결론이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결과 아닌 과정에 포커스를 맞춘 삶)
-행복과 불행은 외적조건이 아니라 나의 내적 마음자세에 의해 결정된다.(일체유심조)    

    뉴포트 반도의 저녁 산책길-너무나 아름다운 석양을 매일 감상하며 삽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꺽어진 백살이 된 아침에(1)


요즘 격일로 아쿠아로빅을 하러 다닙니다. 멤버들은 주로 백인 장년,노년들로 평균나이가 아마 한 65세쯤 될 듯하네요. 우리 부부 나이가 그룹에서 제일 어립니다-할머니 따라 가끔 나오는 여섯살 꼬마 알렉스 빼고는.

다들 아시다시피 백인들은 우리 아시안의 나이를 잘 구분 못합니다.  하지만 노망으로 인한 착각이건 공연한 인사치레건 할머니들의 이어지는 찬사가 싫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그대들 참 어울리는 한쌍의 바퀴벌레구먼-You guys are really cute couple!” 
“뭐, 대학생 자녀가 있다구? 애가 애를 낳았겠구먼”
(자기들 끼리)“아시안들은 쌀을 먹어서 저리 늙지를 않는가보이...”

6학년, 7학년 상급생 언니들에게 이런 칭찬을 갈때마다 듣자면 정말 어린소녀라도 된 듯 착각으로 발랄한 기분이 되곤 하지요.  사실 또래 한국친구들에 비하면 주근깨에 잔주름도 많은 편인데 말입니다.  



생각해보면 그러네요. 
젊다/늙었다의 절대기준이란 없지요. 완전히 상대적이란 겁니다.  70노인이라도 90노인들 무리와 있으면 청춘인거고 20대 무리에 끼어 있으면 퇴물기분이 드는 거지요.  중학생때는 고등학교언니들이 거진 어른으로 보였는데 대학생이되고 나니 젖비린내 나는 어린애로 보였듯이.  

오늘로 꺽어진 백살. 백세를 채우자면 아직도 반 밖에는 못살았단 이야기네요. 아니 '인생은 60부터'라고 하니 저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새싹인 셈입니다. 

나름 성공적이고 행복했던 인생 전반전이었다고 자평합니다. 남은 후반전 그리고 그분이 허락하신다면 연장전(백살너머까지?) 까지도  열심히 뛰어 보렵니다.  


-오학년 신입생 경이가-

Wednesday, September 10, 2014

닮은 꼴



며칠전 산책길에 만난 할아버지와  불독.  실례지만 어쩐지 노인과 견공이 너무 닮아 보이더라는....

갈수록 많은 미국사람들이 개를 기르는 것 같습니다.  어떤 땐 산책길에 계속 채일 지경....

한마리는 외롭다고 보통 두마리 세마리....를 기릅니다.  그런데 우리처럼 모토홈을 타고 다니며 사는 분들이 개를 기르는 걸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붙박이 집에 사는 분들보다 개와 동거하는 비율이 더 높은 듯도 합니다. 특히 큰개를 쌍으로 모시고 다니는 분들을 RV파크에서 보면 숙연한 마음까지 듭니다. 존경스럽습니다. 

세인트버나드, 그레이트데인...우리도 로변철씨가  좋아해 큰개를 두루  길러 보았기기에 압니다.  좁은 공간에서 개들과 함께 지낸다는 건 여유, 인내심 그리고 하해같이 넓디넓은 부처님 마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  

애견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인격도야를 위한 좋은 수련의 방편일 수도 있지요. 

그래서 우리도 다시....?
아니, 지금은 참았다가...한 10년 후?....